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2일 대림자동차공업 복직 근로자 고모 씨 등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 창원재판부로 돌려보냈다.
대림자동차공업은 1988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가산보상금 규정을 신설했다. 회사 직원에 대한 징계나 해고가 행정기관이나 법원 판결을 통해 무효가 되면 복직 조치하면서 임금 미지급분과 함께 통상임금의 100%를 가산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리해고됐다가 복직한 고 씨 등은 회사가 이를 지급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1, 2심 판결은 엇갈렸다. 1심은 정리해고는 통상해고, 징계해고와 다르기 때문에 고 씨 등에게 미지급 임금만 지급하면 된다고 봤다. 반면 2심은 '가산보상금 규정은 금전 부담을 통해 부당한 징계·해고를 억제하는 징벌적 개념'이라고 보고, 고 씨 등에게 가산보상금을 포함한 임금 2억 7000만~3억 3343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가산보상금 규정은 개별적인 징계 또는 해고의 부당성이 밝혀진 경우에 적용하는 전제로 도입된 규정일 뿐 그와 성격이 다른 정리해고의 경우까지 당연히 적용될 규정은 아니라고 해석하는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신설 당시를 기준으로 봤을 때 인원정리 사유로 사업의 축소 또는 부득이한 사유를 규정하고 있었을 뿐, 경영상 판단에 따른 정리해고에 관한 규정을 두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단체협약 체결의 동기 및 경위, 노조와 사용자가 단체협약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 등을 고려해 사회정의 및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유사사례에서 참고할 수 있는 해석 기준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