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지주사’ 전환 시동?

입력 2017-03-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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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지배구조 개편’ 보고서…핵심계열 3사 분할 후 합병 가능성

시장의 예측을 뒤엎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급부상했다. 골드만삭스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 대신 현대차가 지주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20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경로가 명확해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기업이 될 것이라는 이례적 분석을 제시했다. 핵심 계열사들인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를 분할한 뒤 합병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기업을 각각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한 뒤 계열사 지분 보유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사로 만드는 시나리오다.

세 회사를 분할하면 각각 현대차 투자회사는 기아차 지분 33.9%를, 기아차 투자회사는 현대모비스 지분 16.9%를, 현대모비스 투자회사는 현대차 지분 20.8%를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이후 세 회사를 합병하면 이들 3개 회사 지분을 모두 보유한 현대차 지주회사를 만들 수 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보유한 기존 계열사 지분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주회사에 내놓는 방안이 점쳐진다.

이 같은 전망은 현대차가 계열사에서 현대차그룹 브랜드 사용료를 처음으로 수령하게 된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7일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로부터 139억 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브랜드 로열티는 지주사의 대표적 사업 중 하나다. 로열티 규모는 작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도 지주회사 전환설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고리 해소에 필요한 자금이 4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순환출자 규모가 타 대기업그룹에 비해 크기 때문에 지분 매각이나 매입을 통해 고리를 해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들 핵심 기업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합병 시점에서 지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며 지배력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5.2%, 모비스 6.96%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과거 삼성을 공격했던 헤지펀드 엘리엇이 지배구조 이슈로 현대차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시장의 혼선을 부추기는 것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브랜드 로열티로 인해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각되는 면이 크다”면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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