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연기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보험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당초 이달 말 예정이었던 5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이번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생명보험사 최초로 업계는 물론 시장의 관심이 컸다.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은 ‘AAA’, 채권 신용등급은 ‘AA’로 상대적으로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초’라는 타이틀이 오히려 한화생명의 발목을 붙잡았다.
최근 보험업계는 자살재해사망보험금(자살보험금), 유배당 연금보험 등 서류상 오류로 인해 발생한 분쟁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금융당국이 생보업계에서 처음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금감원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신청했고, 금감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금감원은 발행신고서에 필요한 추가 서류를 한화생명 측에 요구하는 등 서류 작업을 꼼꼼히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유권해석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 변동성이 두드러진 것도 신종자본증권 발행 지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화생명이 예상하는 발행금리는 4%대 후반대.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절한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 규모가 5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금리가 10bp(0.01%P)만 움직여도 5억 원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6~7개 증권사에서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총액인수 약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수리하면 이후에 해당 증권사는 수요예측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연기금보다 은행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PB를 통해 리테일 쪽에서 물량을 소진하겠다는 의사를 보인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꽤 높아 은행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