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테러 대책을 이유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특정 국가에서 출발하는 미국행 항공편에 노트북 PC를 포함한 각종 전자제품의 기내 반입을 잠정 금지한다.
20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항공사를 대상으로 미국행 항공편 승객이 휴대전화보다 큰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20일에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테러 대책의 일환이라며 이슬람권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규제하는 2차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에 대해 법원이 임시 금지를 명령하자 이같은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정 항공기 이용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새로운 테러 대책으로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이를 공지한 항공사도 있다. 요르단 대표 항공사인 로열요르단항공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공지문을 통해 “미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기내에 모든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노트북 PC, 카메라, 게임기 등 모든 전자기기를 수화물로 부쳐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휴대전화와 의료용 기기는 반입이 허용된다. 해당 조치는 21일부터 미국 뉴욕과 시카고 직항편에 적용된다. 로열요르단항공은 디트로이트와 몬트리올도 취항하고 있다.
로열요르단항공은 보도가 나가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공지를 삭제했다. 보안 당국 관계자는 이러한 조처가 약 12개 항공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에서 직항편이 없는 미국 항공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 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특정 국가에서 미국행 항공편을 탑승하는 승객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는 조처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번 조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해당 국가는 어디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자 기기 반입 금지 통보가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AQAP)는 그동안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아 폭탄 제조에 집중해왔다. AQAP 대원들도 항공기 폭파 훈련을 해왔다고 알려졌다. 현재까지 항공기 폭파를 표적으로 하는 테러 조직은 AQAP가 유일하다.
미 국토안보부는 “현재로서는 잠재적인 안보 예방조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지만 조만간 업데이트한 내용을 제공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