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야후를 해킹해 대량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혐의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2명과 해커 2명을 기소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야후가 미국과 러시아 간 사이버 전쟁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2014년에 발생한 야후 계정 5억 개 해킹 사건의 용의자로 4명을 지목했다. 이 중 2명은 러시아 정보기관인 FSB 요원이고 2명은 FSB가 고용한 해커다. 미 법무부는 이들에게 해킹, 영업비밀 도용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미국 사법당국이 러시아 정보기관 직원을 해킹으로 기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후는 작년 9월 특정 국가의 지원을 받은 해커가 2014년 말 5억 명의 계정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소는 2014년 해킹의 주범을 대상으로 했다. 야후는 2013년에도 10억 개 이상의 자사 계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적이 있다.
연달아 대규모 해킹 사건이 터지자 미국 최대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가 야후의 핵심 사업인 인터넷 사업부를 인수하는 데도 잡음이 불거졌다. 결국 버라이존이 야후의 인터넷 사업부를 44억8000만 달러(약 5조1076억원)에 인수하기로 재합의했다. 지난해 7월 합의한 48억3000만 달러에서 3억5000만 달러가 깎인 가격이다.
따라서 이번 러시아 정부 기관 요원 기소를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한 우회적 보복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미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자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해킹했다고 발표하고 작년 12월 러시아 외교관 추방 조치를 내렸다.
러시아의 해킹으로 야후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대내외적으로 야후의 신뢰감을 떨어트렸다. 결과적으로 핵심 사업을 버라이존에 헐값에 내주게 됐다. 양사는 이르면 4월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