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구에서 휴대폰 판매 일반대리점을 운영하는 A씨는 매장 인근 대형 유통업체 개점 이후, 월 평균 판매량이 200대에서 80대 내외로 급감했다. 이러한 경영상 어려움이 계속되어 매장 직원도 2명을 줄였다.
# 과거 9개 매장을 운영하던 휴대폰 판매점주 B씨(상봉점), 매장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후, 지속적인 매출 하락으로 6개 매장을 폐점했고, 현재 1개 매장을 추가로 폐점해야하는 상황이다. 운영의 어려움으로 매장규모 및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는 경제민주화도시 서울 정책 중 하나로 추진중인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사업과 관련 첫 번째 지원 업종으로 ‘통신기기 소매업’을 선정해 적합업종 신청 지원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통신기기소매업 중소기업자단체)는 이날 동반성장위원회에 중기 적합업종 신청서를 제출한다.
우리 생활의 필수품인 휴대폰. 하지만, 통신기기 시장이 성장함과 동시에 판매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통신기기 소매업’은 서울시 생활밀착형 업종 중 하나로 2014년 통계청 기준 전체 사업체 2만4757개 중에서 중소규모 사업체(종사자 수 4명 이하)가 2만2364개(전체의 90%)로 다수를 차지하는 데 비해, 이들의 매출액은 8조 원(전체의 58%) 규모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합의를 위해해당 업종의 중소기업자단체가 시장현황ㆍ전망ㆍ피해사례 등을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생업에 바쁜 영세 중소기업과 상인들이 신청 자료를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서울시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서 적합업종 신청서를 제출하기까지의 과정을 발 벗고 지원하고 있다.
통신기기 시장의 실태조사 결과(2016년 10월~12월 154개 중소규모 업체 대상)에 따르면, 중소규모 판매점들의 어려움은 판매점 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통신기기 소매업체 중 2014년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을 보이던 중소규모의 판매점의 비중은 점차 하락(2014년 39%→2015년 30%)하는 반면, 직영대리점(35→40%)과 대형유통업체(23→30%)를 통한 판매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소규모 판매점들의 매출액 역시 전체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2013년에는 ‘연간 매출 1억 원~2억 원’의 응답이 28.9%로 가장 많았으나, 2016년에는 ‘연간 매출 1000만 원~5000만 원’의 응답이 37.1%로 가장 많았다.
특히 ‘대기업의 시장 진입’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규모 판매점이 증가하고 있다. 직영 대리점이나 대형 유통업체(대형 전자기기 양판점, 단말기 제조사 직영 유통업체)가 중소 소매업체 주변에 입점할 경우, 기존 고객의 40%가량을 빼앗겨, 매출액과 순이익 또한 4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ㆍ중소기업 민간 자율합의로 지정되는 ‘적합업종’의 특성상, 대기업 진입으로 인한 피해를 증명할 수 있어야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속한 합의가 중요하다.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이라는 큰 틀 안에서 대기업의 동의와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유통점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무교육을 진행하는 등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자생력ㆍ경쟁력 강화라는 ‘적합업종제도’ 의 최종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서울시는 ‘통신기기 소매업’ 외에 ‘떡국떡 및 떡볶이떡 제조업’ 실태조사도 마친 상태다. ‘통신기기 소매업’의 신규 지정과 함께 ‘떡국떡 및 떡볶이떡 제조업’이 적합업종으로 재지정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더하고자 한다.
주용태 서울시 창조경제기획관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생존권 보호와 자생력 강화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며, “적합업종 신청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뿐 아니라 적합업종단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는 상담창구를 마련하는 등 서울시 차원의 행정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