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수출입물가가 6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출입물가는 통상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최근 물가 상승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출입 상품의 국제 수요나 공급 여건을 반영한 계약통화기준 물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환시장이 진정될 경우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는 대목이다.
수출물가도 전월비 1.6% 떨어지며 작년 8월(-1.8%) 이후 처음으로 하락반전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4.9% 상승해 전월 7.4% 대비 오름폭이 감소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2월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54.39달러를 기록해 전월대비 1.3%(전년동월대비 88.4%)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1144.92원으로 전월보다 40.18원(3.4%)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4월(-40.7원, -3.4%)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다만 환율영향을 받지 않는 계약통화기준 수출입물가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입물가는 전월비 0.9%(전년동월대비 15.8%) 상승해 석달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는 2011년 8월(17.1%) 이후 5년6개월만에 최고치다. 수출물가도 전월보다 1.6% 올라 작년 3월부터 이어진 오름세를 지속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1.4% 상승해 2010년 4월 13.0% 이후 6년10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정귀연 한은 물가통계팀 차장은 “수출과 수입이 계약기준으로는 보합세 이상을 기록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3.4%나 급락하면서 원화기준 수출입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의 경우 유가 상승과 함께 석탄 감산 정책에 따른 유연탄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입물가는 1~2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