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이 인용 결정된 10일 헌법재판소 앞은 만세가 울려퍼졌다.
헌재 판결을 주시하던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을 비롯한 탄핵 지지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만세!”를 외치며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었다. 찬성 측 집회에 참가한 시민 이모(27) 씨는 “다행히 인용되서 후련하긴 한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슬프기도 하다”며 “그래도 재판관들이 역사에 남을 큰일을 해주어서 고맙다”고 소회를 밝혔다.
반면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등 탄핵 반대 단체들은 “말도 안 된다”, “인정 못 한다”라고 목청을 높여 헌재 인근엔 한바탕 큰 소란이 일었다. 반대 단체들은 대단히 낙담한 분위기가 팽배했다. 반대 단체 집회에 참여한 오모(56) 씨는 힘없이 태극기를 손에 쥔 채 “절대 인정 못 한다”며 “맘대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걸 보니 나라가 망하려나보다”라고 말했다.
이날 선고를 앞둔 오전부터 헌법재판소 앞은 각각 탄핵 인용과 기각을 주장하는 촛불과 태극기의 막판 세대결이 한창이었다. 선고 시각인 오전 11시까지 탄기국 등 탄핵 반대 단체들과 퇴진행동을 비롯한 탄핵 찬성 단체들은 9시께부터 본격적인 집회에 들어갔다. 전일부터 철야농성을 이어온 시민들도 있었다.
선고 판결이 나는 순간 양측 단체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지만 다행히 물리적 충돌 사태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경찰 역시 이날 집회 단체들간 충돌을 우려해 서울 지역에 최고 경계 태세인 갑호 비상령을 발령하고, 헌재 방향인 안국역 2번출구를 통제하는 한편 헌재를 진입하려는 시민들에 대해 검문을 실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