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한령으로 직격탄을 맞은 콘텐츠ㆍ한류제품 수출 중소기업인들이 중기청장을 만나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근 불확실성에 휩싸인 중국 시장과 수출 문제를 점검하고 정책 대응을 모색하고자 중소기업청은 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對중국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를 열고 다양한 부문의 대중국 수출기업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주영섭 중기청장은 모두발언에서 “현재 사드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정부에선 상당히 예민하게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현재 무역 상황은 한 마디로 말씀 드리면 ‘신호 혼재(mixed signal)’다. 수출 부문별로 다른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청장은 “관광, 한류,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는 문제가 심각한 반면, 대중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간재(부품, 소재), 자본재 부문은 사실상 거의 영향 받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해 중소기업의 대중수출이 오히려 2% 더 증가하는 등 규모별‧업종별로 다른 추이를 보이기 때문에 한쪽 이야기 가지고 전체 무역 상황을 선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당부하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이날 참석한 10여 명의 중국 수출 중소기업인들이 호소한 문제점은 다양했다. 특히 이번 한한령으로 한류에 기반해 마케팅을 해오던 한류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컸다.
정경호 HM인터네셔널 본부장은 “저희는 K팝 상품을 수출하고 있는 업체로 저희 매출의 약 70% 정도가 중국에서 발생하는데 이번에 한한령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입점하기 힘든 쇼핑몰에 어렵게 입점했는데 이곳을 통해 나갈 물건 중 5500건이 중국 세관에 압류돼 있는 상황”이라며 “상품이 묶여 있기에 자금 회수가 안 돼 자금줄도 경색 됐다”고 밝혔다.
사드 배치의 여파로 다양한 수출 사업의 기반이 되는 한류의 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클레어스코리아의 이현구 대표는 “저희 4개 계열사 같고 있는데 모두 한류 베이스 위에 있다”며 “한국이 어렵게 한류라는 무형 자산 확보했는데 이번 사드를 통해서 소멸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두렵다. 인도나 동남아에 한류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내 한류가 소멸되게 된다면 기업들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소기업의 대중 수출지표가 증가한 것이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정수 ㈜서울화장품 대표는 “저희는 남동공단에 인가공하는 업체들이 있다. 1월달과 2월달 경기가 좋았고 수출 물량도 많았다”면서 “이는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이어 “사드 배치 이후 3월달과 4월달 되면 수출이 어려워질 것을 예상해서 밀어내기 수출한 물량들이 지난달 실적에 포함됐다”며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경기가 일시적으로 호조를 띈 것도 있으니 정부가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 청장은 이날 수출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면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앞으로도 정부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 청장은 “중소기청은 원활한 대중 수출을 위해 TF를 운영 중”이라면서 “실제 피해 기업들에게 애로사항별로 직접 문제를 해결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