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부가 호구야? 니 현금자동지급기냐고? 아버지가 회장이면 개념을 지하주차장에 놓고 와도 돼? 머릿속에 우동사리만 가득 들어찬 새끼! 아버지한테 이르려고? 내가 니 아버지면 회사 쪽팔려서 못 다녀!”(경리부에 와서 갑질하는 회장 아들을 꾸짖으며)
“착석해. 바른 말 고운 말, 나갈 때! 넌 젊은 놈이 할 짓이 없어서 돈 받고 사람이나 해코지해? 닥치고 내 말 경청!”(TQ그룹의 사주를 받아 내부고발자인 전 경리과장 부인을 죽이려고 했던 음주운전자에게 독설을 날리며)
“근데요. 얻다 대고 자꾸 반말지거리야. 이 새끼야!”(경리부에 와서 난동 부리는 회장 아들의 팔을 꺾으며)
속을 뻥 뚫어주는 말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맞춤법이 있다. 바로 ‘얻다 대고’와 ‘반말지거리’이다. ‘얻다 대고’의 경우 ‘어따대고’ ‘엇다대고’로 잘못 표기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소리 나는 대로 쓴 오류로 여겨진다. ‘얻다’가 ‘어디에다’의 준말임을 안다면 헷갈릴 이유가 없다. “휴대폰을 얻다 두고 그렇게 찾니?”처럼 쓸 수 있다. 그런데 ‘얻다’에 ‘대고’를 붙이면 다소 점잖지 않은 말로 상대를 공격하는 상황이 된다. 상대방의 적절치 못한 말이나 행동에 시비하는 태도로 말할 때 어울린다. ‘얻다 대고’는 한 단어가 아니므로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한편 ‘어따’는 무엇이 몹시 심하거나 하여 못마땅해서 빈정거릴 때 내는 감탄사이다. “어따, 잔소리 좀 그만해” “어따, 별 걱정을 다하고 있네”처럼 활용된다.
반말지거리 역시 제대로 쓰는 이가 드물다. 대부분 ‘반말짓’에 ‘-거리’가 붙은 ‘반말짓거리’로 알고 있다. 센 어감 때문인지 말하는 이들에겐 자신감도 넘친다. 하지만 ‘반말짓’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말하는 짓을 의미하는 단어는 ‘반말질’이다. 여기서 ‘-질’은 좋지 않은 행위에 비하하는 뜻을 더한다. 노름질, 주먹질, 갑질, 계집(서방)질, 싸움질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반말지거리는 ‘반말+지거리’ 구조를 이룬다. ‘지거리’는 명사 뒤에 붙어서 점잖지 않거나 시답지 않게 여기는 뜻을 나타낸다. 농지거리, 욕지거리, 허텅지거리 등이 해당한다.
드라마 ‘김과장’이 높은 인기를 끄는 건 김성룡 과장뿐만 아니라 경리부 직원들의 명대사도 쏟아지기 때문이다. 지난주 인기 대사로 떠오른 건 경리부 직원 방희진이 회계부 직원에게 날린 “이 월요일 아침 같은 기집애야!”였다. 직장인 대부분은 월요일 아침을 ‘지옥’으로 표현할 정도로 싫어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선후배나 동료가 있다면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며 웃자. “월요일 아침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