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의 마윈 회장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짝퉁 제품 판매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마윈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에서 위조품 판매자를 음주운전자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다뤄야 할 것을 주장했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마 회장이 중국 정부에 처음으로 직접적인 문제 제기를 한 것이며 짝퉁 제품이 종종 진품보다 품질이 좋다며 옹호했던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마 회장은 “예를 들어 법원이 짝퉁 업자들에게 제품이 팔릴 때마다 7일간의 징역형을 선고한다면 세계는 지적재산권 보호와 식품·의약품 안전, 혁신 촉진 능력 등 여러 측면에서 중국을 다르게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법률은 위조 행위에 대해 소액의 벌금에 그치는 등 처벌이 약하다”며 “짝퉁 판매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는 많지만 실제 행동은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해 12월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 장터 타오바오를 ‘악덕시장’리스트에 등재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타오바오가 미국 중소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비판이 고조되자 마 회장이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나 전인대 대표들이 마 회장의 의견처럼 짝퉁 근절을 정책 우선순위로 인식할지는 불확실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알리바바도 USTR의 악덕시장 리스트 등재 이후 짝퉁 근절에 나섰다. 선전 경찰, 스와로프스키 등과 협력해 가짜 시계를 판매하는 상인 두 명을 고소하고 그밖의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홍콩 로펌 핀센트메이슨스의 폴 하스웰 파트너는 “중국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마 회장의 주장은 타당하다”며 “다만 알리바바도 짝퉁 근절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여주기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알리바바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해 적발한 200건의 짝퉁 판매 사례에서 평균 벌금은 1만 위안(약 167만 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