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의 IT 아웃소싱 업체들은 미국 국회의원들을 만나 비자 발급 규제가 강화되지 않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인도소프트웨어업체연합회(NASSCOM·나스콤)는 미국 의원들을 상대로 한 로비에 점점 많은 돈을 쓰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로비 기록에 따르면 나스콤은 지난해 로비 업체인 웨슬러워커와 랜드그룹에 44만 달러(약 5억 원)를 지출했다. 이는 2015년 35만 달러에서 급증한 것이다. 로비 내용은 ‘기술 이민’, ‘비자 처리’, ‘이민 관련 이슈’ 등이다.
인도 총리까지 발 벗고 나섰다. 지난달 2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를 방문 중인 미국 하원 의원 26명을 뉴델리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모디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발급 제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H-1B비자는 미국 내 미국 기업에 외국인이 취업할 때 발급되는 취업 비자의 일종이다. 전문기술을 가진 외국인이 미국에서 단기 체류하며 기업에 근무하는 것을 허용하는 근거다. 체류 허가 기간은 최초 3년에서 최대 6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기술, 공학, 저널리즘,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첨 방식으로 매년 8만5000개가 발급된다. 미국 이민당국이 이번에 H-1B비자 간편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면 H-1B 비자 발급을 가장 많이 받는 인도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인도 경제는 IT 아웃소싱 산업 의존도가 높고, 이 산업이 유지되는 바탕에 H-1B 비자가 존재한다. 인도의 IT 아웃소싱 산업 규모는 10억800만 달러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 H-1B비자 간편 발급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4월부터는 15일 내에 비자 처리 결과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사라진다. 이에 H-1B비자 처리는 통상 2~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가까이 소요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내 IT 관련 일자리 수는 2014~2024년 사이 12%(48만9000건)가 늘어나 2024년에는 440만 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 어떤 직업의 평균 일자리 증가 속도보다 빠른 성장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