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됐다. 대손준비금이 지난해 말부터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된 데 따른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4.92%로 전 분기보다 0.11%포인트 높아졌다.
다른 건전성 지표인 BIS 기본자본비율은 12.59%로 0.45%포인트, 보통주 자본비율은 12.25%로 0.53%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비율은 총자산 중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기업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1등급을 받으려면 총자본비율이 10%, 기본자본비율이 7.5%, 보통주 자본비율이 5.7% 이상이어야 한다.
지난해 4분기 중 총자본비율이 상승한 것은 총자본증가율(2.4%)이 위험가중자산증가율(1.7%)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결산 배당을 했는데도 은행들의 총자본은 5조 원 늘었다. 대손준비금을 자본으로 인정하면서 총자본이 7조8000억 원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손준비금의 자본인정효과를 제외하면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전 분기보다 0.40%포인트 낮은 14.41%로 떨어진다. 보통주 자본비율도 11.32%로 0.93%포인트 하락한다.
은행별로는 한국씨티은행(18.58%)의 총자본비율이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16.32%), KEB하나은행(15.98%), 신한은행(15.83%)이 뒤를 이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총자본비율이 11.15%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수출입은행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부실채권이 늘어나 2015년 말 총자본비율이 8%대로 떨어졌으나 정부 출자를 받아 지난해 9월 말 총자본비율을 10% 초반대로 높였고, 대손준비금의 자기자본 효과를 인정받으며 작년 말엔 11%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건전성 분류를 다시 하면 추가로 충당금이 발생해 총자본비율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고려해 내부 유보 등 은행들의 적정한 자본 확충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말 은행지주회사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35%로 전 분기보다 0.3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지주사별 총자본비율은 KB금융지주(15.25%), 신한금융지주(15.10%)이 높고 BNK금융지주(12.86%), DGB금융지주(12.90%)가 낮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