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정부로부터 70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지원받는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현대상선을 대표 국적선사로 육성코자 하는 정부의 지원책이 본격화한 셈이다.
7일 현대상선은 한국선박해양과 선박매매 양해각서(MOU) 체결 및 자본확충 계약 서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명식엔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와 나성대 한국선박해양 대표이사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자본확충은 한국선박해양이 장부가 8500억 원의 현대상선 보유 컨테이너 10척을 시장 가격인 약 1500억 원에 매입하고, 차액인 7000억 원의 자금을 영구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를 통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CB는 6000억 원, 유상증자는 1000억 원 규모이다.
이번 지원을 통해 한국선박해양에 매각된 컨테이너선 10척은 현대상선이 재용선(Sale and Lease Back)해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이번 계약을 통해 컨테이너 선박 비용 구조 효율화와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자본확충과 함께 글로벌해양펀드, 신조지원프로그램 등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8344억 원을 기록해 전년(2793억 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5848억 원으로 19%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주요 자산을 매각한 대금이 입금되며 44억 원으로 전년(6270억 원)보다 6200억 원가량 손실 폭이 줄었다. 채무재조정을 비롯한 추가자구계획안 실행으로 부채비율은 2015년 말 2007%에서 지난해 말 235%로 개선됐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0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다. 총 6조5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통해 해운업계를 구조조정 이전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해운업 지원 방안에는 △한국선박해양 설립 △글로벌 해양펀드 개편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 운영 본격화 △캠코 선박펀드 확대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한국선박해양은 현대상선에 70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지원하고, 1조 원 규모로 조성된 글로벌 해양펀드로 터미널 등 자산 인수를 돕는다. 또 2조5000억 원 규모의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통해 최소 5척에서 최대 20척의 신조 계약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