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이 지난해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두 차례 접촉했다고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법무부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세션스 장관이 인준 청문회 당시 접촉한 적 없다고 부인했던 터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관료들에 따르면 세션스 장관은 세르게이 키슬략 러시아 대사와 두 차례 만났다. 이중 한번은 지난해 9월 8일 세션스 의원실에 키슬략 대사가 방문해 회동이 이뤄졌다. 당시 세션스는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으로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외교정책 고문을 맡고 있었다. 다른 한 건의 회동의 시기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세션스는 지난달 법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 관계자와 러시아 정부 측이 소통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알지 못하며 그러한 주장은 거짓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세션스 법무장관 대변인인 사라 이스거 플로어스는 당시 만남이 캠프 대리인 자격보다는 군사위원으로서의 만남이었으며 세션스가 청문회 당시 이 만남이 질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여겼고, 대사와의 자세한 대화 내용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플로어스는 “지난해 세션스는 상원 군사위원회 의원으로서 영국과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등의 여러 해외 대사와 25차례가 넘는 회담을 했다”면서 “그는 인준 청문회 당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와의 소통에 관한 질문에 대답한 것이지, 상원의원으로서의 만남에 대해 대답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WP는 군사위원회 소속 26명에게 문의한 결과 존 매케인을 비롯해 전화에 응답한 20명 중 그 누구도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대사와 접촉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보도에 민주당은 즉각 세션스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성명을 내고 “세션스 장관은 러시아 내통과 관련해 의회에 선서에서 거짓말을 했다. 반드시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올랐던 마이클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키슬략 대사와 수 차례 접촉하며 대 러시아 제재 해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나 결국 사퇴했다.
한편,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