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재계가 소비진작과 탄력근무제 도입 촉진 등의 일환으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3시 퇴근을 권장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실시됐다. 이에 근로자들이 쇼핑과 여가생활을 즐기는 등 모처럼의 여유를 만끽했다. 반면 아직도 많은 기업이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관망하는 자세를 보여 일하는 방식의 개혁이 얼마나 진전될지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지난달 24일 보도에 따르면 고급주택 건설업체 다이와하우스공업은 이날 두 개 본사가 있는 오사카와 도쿄에서 전체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2000명이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했다.
한 다이와하우스 직원은 “백화점에 화장품을 사러 간다. 주말은 혼잡하기 때문에 모처럼 천천히 쇼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인근 온천 방문 등 주말 여행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친구와의 식사, 가족과의 관광 등 다양한 활동을 만끽했다. 도쿄타워에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기념품을 증정하거나 한 온천은 오후 3~6시 방문객에게 식사와 목욕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등 다채로운 마케팅도 일어났다. SMBC닛코증권은 보고서에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일본 소비를 연간 635억 엔(약 6400억 원)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정착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소기업 대부분이 새 제도 도입을 꺼렸다. 또 경제인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주도한 수도권과 달리 개별 기업 판단에 맡긴 오사카 등 관서 지방에서는 대기업들도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닛케이 조사에 따르면 오사카에 본사가 있는 종업원 수 상위 30대 기업 가운데 이날 다이와하우스처럼 조기 퇴근을 실시한 곳은 10%에 그쳤다. 다이와하우스의 한 중간간부도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유급휴가를 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아직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사카 소재 중소기업 가와키타의 가호쿠 이치로 사장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의 취지에는 찬성한다”며 “그러나 중소기업은 납기 문제로 업무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도입하기가 어렵다. 우리도 방법이 있다면 적용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5년 기업 근로자들의 실제 유급휴가 일수는 8.8일로 법정 허용치인 20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일본과 비슷한 근무환경이라는 평가를 받는 홍콩의 100%, 싱가포르의 78%를 밑도는 것이다.
그러나 다이와하우스 등 변화를 꾀하는 기업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다이와는 이전에 밤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자랑할 정도로 혹독하게 일을 시키던 기업이었다. 그러나 2007년부터는 직원들에게 분기마다 반드시 유급휴가를 가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이와가 ‘일벌레’라는 일본 기업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이유에 대해 회사가 고가의 주택을 취급하는 만큼 깨끗한 이미지와 사회공헌은 필수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인재 확보라는 목적도 있다. 지난해 매출이 5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다이와는 성장하고 있지만 고령화 등으로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인력 보충이 가장 큰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