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 58분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뇌물공여 혐의 인정하나', '경영권 승계 관련 청탁한 적 있나', '대가성 아직도 부인하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구속 후 3번째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소환하지 않은 지난 이틀동안 보강 조사를 벌였다. 늦어도 28일까지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피의자로 입건된 삼성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최지성(66)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63) 미전실 차장(사장),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등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특검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현재 구속, 불구속 여부가 결정된 게 없다"며 "이 부회장 기소 무렵에 모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조사실에 들어간 직후 이수형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도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사장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직후 주재한 최순실(61) 씨 모녀 지원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7월 27일 열린 이 회의에는 최 실장, 장 차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참고인 신분인 이 부사장을 상대로 이 부회장의 지시사항과 회의에서 나눈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자신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최 씨 일가 지원을 통해 정부기관에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204억 원의 출연금을 냈고, 최 씨 조카 장시호(38)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지원했다. 최 씨 모녀의 독일회사인 코레스포츠와는 220억 원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유라(21) 씨의 말을 스웨덴 명마인 블라디미르로 바꿔주는 과정에서 삼성 자금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