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부 계열사 사내이사를 중심으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 상황에서도 조직의 ‘물리적 조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사내이사를 대상으로 거취 문제를 확정 짓는 등 소폭의 사장단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등이다. 이들 삼성 계열사 CEO들은 지난달 27일 임기가 끝났지만, 사장단 인사가 지연되면서 임기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임기 만료 사내이사의 연임 또는 퇴임은 주총 이전에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주총 전 이들 CEO의 인사 작업은 불가피하다.
사장단 인사는 이 부회장의 구속 등 각종 변수 등을 감안할 때, 상황에 맞춰 유연성 있게 대처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 부회장의 ‘옥중 결재’를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규모는 최소화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장단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현재 상황에선 합리적 예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변수 자체가 워낙 유동적이어서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에 삼성의 본격적 인적쇄신은 이 부회장 1심 판결(5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08년 삼성 특검 당시에도 사장단 인사를 미뤘다. 특검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 후 5월에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시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선 인사가 6월 이후로 연기되면, 매년 12월 초에 하던 정기 사장단 인사 시점까지 남은 기간이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고민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번 인사는 소폭으로 보이지만, 예상과 달리 범위를 더 넓힐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