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3일 지난 대선의 사실상 야권단일후보였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전폭 지원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격앙된 언어로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염주 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토론회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 이라며 “(대선후보를) 양보했을 뿐만 아니라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은 커녕 (도와주지 않아) 졌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양보한 것 하나만으로도 사실은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게 인간으로 기본 도리 아니냐. 동물도 고마움을 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후보 양보 이후 40회가 넘는 전국 유세, 그리고 3회에 걸친 공동 유세를 했다”면서 “저는 같은 당도 아니었고, 경선을 치러서 진 것도 아니었고, 어떤 조건을 내건 것도 아니었고, 대통령 당선 후 지분을 요구한 바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 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때 당시 박근혜 후보가 졌는데 지원 유세를 하기는 했지만 공동유세 한 번도 안 한 것으로 안다”면서 “저는 선거 전날 밤 그 추운 강남역 사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것도 다 동영상이나 기록으로 남아 있다. 안 도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3자대결로 가면 당시 야권이 100% 진다고 확신했다” 면서 “다만 1%라도 이길 확률을 높일 방법은 제가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후보직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두고선 “참여정부의 과(過)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핵심세력 간 적통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 면서 “정권을 달라고 나서는 모습이 과거로 회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민주당 경선이 친노무현계인 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 양자대결 구도로 좁혀지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수십년간 야권의 염원이던 대선 결선투표제를 이번 한 번 자신의 당선 여부에 맞춰, 이해득실과 이해타산에 맞춰 무시한다면 향후 몇십 년간 정말 천추의 한이 될 수 있다” 면서 “더 이상 민주당에서 기득권 편에 서지 말고 대선 결선투표제를 받아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문 전 대표를 향해 “문 전 대표의 2012년 대선 공약이 결선투표제였고 2014년 당 대표에 출마할 때 공약이었다”며 “상황이 좋아졌다고 해서 이것을 무시하는 건 옳지 못하다. 야권이 지금 굉장히 유리해 보인다. 그런데 10년, 20년 계속 그러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