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격적인 세제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주요 항공사 경영진을 초청해 가진 회의에서 수주 안에 세금에 관한 획기적인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가 감세와 관련해 구체적 시기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전반적인 세금 부담을 낮추는 것은 큰 성과”라며 “우리는 감세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2~3주 안에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세제 측면에서 경이로운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는 중산층 미국인들의 세금 감면과 기본적으로 포괄적인 세제 개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트럼프의 세법 개혁안은 기업들이 미국 내 일자리를 유지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을 목표로 한다. 백악관은 1986년 이후 가장 포괄적인 법인세와 개인 소득세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최고 35%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당시 이를 15%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28일 열리는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본회의에서 세금개혁의 구체적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세제 개혁 예고에 한동안 주춤했던 트럼프 랠리도 재개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0.59%,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58% 상승하며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도 0.47% 상승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에는 매도세가 유입됐다.
아울러 트럼프는 이날 회동에서 항공업계에 대한 정부 규제를 줄이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의 항공교통관제시스템은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항공사들이 여행객들에게 지연 없이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또 나의 정책은 곧 항공 부문을 포함해 기업들의 더 많은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는 이날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그는 다국적 범죄조직 추적과 국제적 불법 거래 근절을 위해 연방법률을 대폭 강화하고 법 집행 관리들에 대한 폭력에 엄중한 처벌을 내리며 범죄 감소와 공공치안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축하는 등 3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취임 이후 9번째 행정명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