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대선주자 중 처음으로 경제단체를 만났다. 경제전문가를 자임한 유 의원은 9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면담하며 개혁적 민생위기 극복과 성장동력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박 회장에게 “전경련에 변화가 있는 만큼 상공회의소가 경제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대한상의가 국회나 정치권에 건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제계 전반의 이익을 대변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요즘 경제인이 언론에 회자하고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서 경제단체장으로서 송구하다”며 “저희 내부적으로 규범을 세워서 솔선수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30분가량 박 회장을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회장께서 규제를 대폭 완화해달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고, 저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규제가 대폭 바뀌어야 한다는데 공감을 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창업지원 공약을 발표하면서 현재의 포지티브(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가하는 방식) 방식의 규제를 네거티브(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방식) 방식의 규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의원은 또 재계의 우려가 큰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과도한 부분이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재벌 총수의 사면ㆍ복권은 불가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유 의원은 “재벌 개혁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몇 가지 정책이 있는데 사면ㆍ복권을 안 시켜주는 것이 그중 하나”라며 “재벌 총수도 일반인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12일 재벌 개혁을 포함한 경제정의 실천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유 의원은 또 바른정당 일각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 주장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특정정당을 배제하고 국민의당과 단일화하는 것 자체가 스몰텐트”라며 “제가 말하는 보수 후보 단일화가 오히려 빅텐트에 가깝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보수 후보 단일화는 새누리당만 염두에 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바른정당에서 후보를 내고 국민의당이나 새누리당에서 후보를 낸다고 예상하면 중도 보수라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후보의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 의원은 “새누리당과의 당대 당 통합은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직 후보 단일화만 생각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