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씨는 이날 오전 10시 8분께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착용한 최 씨는 '오늘 조사에 왜 응한건지', '아직도 강압수사라고 생각하는지', '묵비권을 행사할건지' 묻는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건강 상의 이유, 정신적 충격, 강압 수사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온 최 씨는 지난 7일 변호인을 통해 갑자기 특검 소환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묵비권을 행사해온 최 씨의 진술 태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특검은 최 씨를 상대로 삼성 뇌물 수수, 미얀마 공적원조사업(ODA) 이권 개입,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 관여 등의 혐의를 추궁할 방침이다.
특검은 앞서 최 씨에 대해 업무방해,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조사를 마쳤다. 당시에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에 기재된 혐의로만 조사를 할 수 있었지만, 오늘은 최 씨가 자발적으로 출석했기 때문에 모든 혐의에 대해 조사가 가능하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56) 서울대병원장도 이날 오전 9시 45분께 특검에 출석했다. 서 원장은 지난 6일 한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서 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올라가서 답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서 원장은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57) 김영재의원 원장에게 서울대병원 외래교수 위촉 등의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검은 서 원장을 상대로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48) 씨의 회사 와이제이콥스가 연구 개발한 의료재료를 서울대병원에 납품하도록 특혜를 제공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서 원장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박 대통령 주치의로 근무했다. 서 원장이 주치의로 재직한 시기에는 의약품 구입 비용이 이전 주치의 근무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많은 1억여 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약품 중에는 태반주사와 백옥주사 등의 주사제도 포함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