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 지연 가능성, 원·달러 환율 하락, 경쟁사의 반도체 산업 강화 등 3재(災)로 이틀 연속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8일 전날보다 1.08%(2만1000원) 떨어진 192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195만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4일(190만8000원)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직전날에도 1.87%(3만7000원) 하락한 194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락 폭은 지난달 16일(4만 원) 이후 가장 컸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이틀 연속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순매도 규모는 7일 939억 원, 8일 1305억 원으로 이틀 간 팔아치운 금액만 2244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삼성전자 주가가 맥을 못추는 것은 우선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미래전략실을 다음달에 완전히 해체하기로 결정한데다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과 관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가 불확실해지면서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이어진 달러 약세(원화 강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약세 선호발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작년말 1210원선에서 불과 두 달만에 80원이나 떨어진 113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급락세는 삼성전자 등 수출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작년말 기록한 삼성전자의 호실적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컸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또, 7일 일본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각을 위해 진행하는 3000억 엔(한화 기준 약 3조 원) 상당 입찰에 SK하이닉스가 참여했다는 소식도 삼성전자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약세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를 포함한 정보기술(IT)주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라며 “지배구조 개편 지연 가능성,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우려도 주가 하락의 요인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