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격이 7일(현지시간) 급등했다. 호주 광산업체 BHP빌리턴의 칠레 광산 노동자 파업을 앞두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전날 런던금속시장에서 구리 3개월 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5% 상승한 t당 5894.5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홍콩시간 기준 8일 10시 30분 구리 선물 가격은 588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구리 가격은 지난 1일 t당 6007달러로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미 구리가격은 최근 수급 불균형 우려로 오름세다. 여기에 이날 파업 소식이 더해지면서 가격은 더 상승세를 보였다.
BHP빌리턴 소유인 칠레 소재의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에스콘디다(Escondida) 광산 근로자들이 이날 생산을 중단하고 파업할 예정이다. 에스콘디다 광산은 2015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구리 공급의 6%를 차지한다. 구리는 원유나 금보다 지정학적·정치적 영향을 덜 받고 건설에서부터 통신장비에 이르기까지 활용범위가 넓다. 이 때문에 구리 가격과 수요는 실물경제를 판단하는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돼 ‘닥터 코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지역 광산 근로자들은 기존 근무자와 신규 채용자의 처우에 대한 사측의 차별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근로자 측과 회사 측은 칠레 정부의 조정에 따라 협상에 들어갔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 노조 측 대변인은 “회사가 입장을 전혀 바꿀 생각이 없어 협상할 것이 없다” 면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많은 것을 논의했고 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