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의 대표 마린 르펜이 대통령 선거 출정 연설에서 ‘프랑스 우선주의’를 천명했다고 5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르펜은 이날 프랑스 제2도시 리옹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와 유럽연합(EU)의 폭정으로부터 프랑스를 자유롭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탈퇴, 보호무역주의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공약을 펼쳤다. 이틀에 걸쳐 144개의 공약을 발표한 르펜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멍에 속에 살아가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반(反) 이민과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한다는 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노선인 셈이다.
르펜은 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EU를 실패와 악몽이라고 묘사하며 “회원국의 주권을 보장하는 협상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EU 탈퇴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도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히잡과 이슬람 사원은 문화적 위협을 가져 온다”며 “이슬람교가 히잡을 강요하는 것은 존엄성을 헤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르펜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세계화와 묶어서 비판했다. 그는 “이슬람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과 금융의 세계화가 서로 도우며 확산했다”며 “이 두 가치는 프랑스를 무릎 꿇리는 걸 목표로 한다”고 주장했다. 또 “프랑스인들은 애국심을 잃었다”며 “지금 문제는 좌우간 분열이 문제가 아니라 애국주의자와 세계주의자 간의 대립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 르펜은 퇴직 연령을 낮추고 은퇴자들에 대한 복지 혜택을 늘리는 공약으로 노년, 장년층에 대한 표심을 공략했다. 또 불법 이민자 추방, 범죄율 낮추기, 1만5000명의 신규 경찰을 고용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르펜은 이민자들에게는 적대적인 한편 프랑스인들에게는 무료 교육을 제공하고 고용과 공공 주택 제공에서 이민자보다 우선하는 ‘프랑스 우선주의’도 발표했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는 르펜이 4월 23일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르펜 뒤를 우파 성향의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 무소속인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차례로 잇는다. 그러나 5월 7일 1,2위 후보가 경쟁하는 결선투표에서 피용이 르펜을 앞설 것으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