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만연한 테마(루머)에 대해 상장기업들의 ‘양심선언’이 이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주가 상승보다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과 시장 발전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증권시장에 따르면 한국큐빅은 지난 16일 하루 동안 주가가 29.86%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간 주가상승률은 22.27%에 달한다.
유명 증권 사이트에서는 한국큐빅이 홀로그램 수압전사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가상현실(VR) 테마주’로 수혜가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요동을 치자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해당 특허는 VRㆍ증강현실(AR)과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태원물산 주가도 지난 17일 가격제한폭(30.00%)까지 치솟았다. 통합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된 성주군 용암면 부지를 대규모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태원물산 측은 “울산과 인천 등 공장 부지를 제외한 부동산 보유 사실이 없다”며 신공항 관련 부지 보유 주장을 일축했다.
관계기관은 기업들의 잇따른 양심선언에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한국큐빅의 해명공시는 루머를 공시로 해명한 첫 사례”라며 “양심공시 선언 기업들에 대한 혜택 방안을 강구해 이 같은 풍토를 적극 장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정치 테마주’ 등 이상급등 종목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중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사이버 테마와 결부돼 주가 및 거래량이 이상급등하는 경우 사이버 얼럿(Alert, 경보시스템)을 발동해 투자주의 종목으로 경고 조치하고 있다.
양심선언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도 해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테마주로 주가가 올랐어도 단기추종세력에 의해 짧은 시간 내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어서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이제는 주가 상승보다 투명경영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와 신뢰 확보가 중요한 시대”라며 “테마주에 연루되는 것은 선입견 양산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저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