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지난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래 연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순이익 규모에서 업계 2위인 KB금융지주와 아직 차이가 존재하나 증가율로 놓고 봤을 때 추격권에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은 24일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조3451억 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보다 47.9%(4354억 원) 급증한 수치다. 주요 은행지주회사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다음 달 초 실적발표를 앞둔 신한금융지주는 순이익이 2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의 작년 순이익 컨센서스는 증가한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발로 들어온 예금들..기업 여신 축소도 적중 = 하나금융지주의 실적 호조는 최대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4분기 1263억 원을 포함해 1조3872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영향이 컸다. 전년(9699억 원) 대비 43% 늘었다. 대출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이루고 핵심 저금리성 예금을 증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불확실한 국내외 금융 환경에 갈 곳 없는 대기성 자금이 금리가 거의 없는 보통예금 등 저원가성예금에 몰린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핵심 저금리성 예금 잔액은 46조6860억 원으로 1년 만에 6조1000억 원(15.1%)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일반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도 순이익이 증가한 배경이다. 하나은행의 자영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은 지난해 각각 6.4%(4조 원)와 8.4%(7조4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대기업대출은 10조 원 이상 줄여 기업여신 비중이 높은 외환은행과의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중복여신을 대폭 줄여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을 마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한 데는 대출 자산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조정한 영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적극적인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정리 및 부실 대기업 대출 축소로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도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6.79%로 전년 말(14.65%) 대비 2.14%포인트 뛰었다. 지난해 부실채권을 7580억 원(30%)가량 줄이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4%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 밑으로 떨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