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로 시작된 강달러 추세가 전환점에 서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BK자산운용의 보리스 슐로스베르그 외환전략 담당 매니징디렉터는 “달러·엔 환율 115엔 선이 강세장과 약세장을 가르는 핵심 전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컴퍼니의 마크 챈들러 투자전략가는 “지난주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강달러 추세를 뒷받침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단기적 방향성은 향후 달러화가 일본 엔화에 대해 랠리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승리 이후 8% 올랐다.
슐로스베르그는 “달러·엔 환율 115엔은 시장이 다시 그가 미국 경제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베팅해 강달러 추세가 계속될 것을 나타내는 결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트럼프에 대한 시장의 초반 열기가 식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집계에 따르면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 한 주 간 헤지펀드와 기타 머니매니저들은 달러화 강세 베팅을 줄였다. 이 기간 달러화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이 쇼트(매도) 포지션보다 31만475계약 많았지만 이는 3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현재 달러화 가치는 8년 전 버락 오바마 취임 당시보다 14%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극적인 승리 이후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에 투자자들은 앞다퉈 달러자산을 사들였다.
그러나 최근 수주 간 트럼프가 자신의 정책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내놓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태도에 향후 추세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가 너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반면 스티븐 므누신 차기 재무장관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달러화의 장기적 강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식 이후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23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43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73% 하락한 113.78엔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