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파와 국내 소비심리의 냉각으로 유통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일 산업연구원,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 중국한국상회가 중국에 진출한 217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통업의 경기실사지수(BSI)는 97을 기록해 처음으로 기준인 100을 밑돌았다. 특히 작년 4분기보다 35계단 하락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역대 최저치다. 유통업은 경쟁 심화, 현지 수요 부진, 중국 정부의 규제를 경영 애로 사항으로 우선해 꼽았다.
국내 상황도 심상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과 6대 광역시의 1000여 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망치는 4년 만에 최저인 89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실제 국내 주요 백화점은 2012년 이후 2% 미만의 성장률에 갇혀 있다. 작년 1~11월 기준 롯데백화점 누적 매출은 전년보다 2.9% 증가했으나 12월 실적이 정국 혼란 등의 영향으로 부진해 연간 2% 남짓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예상 매출 성장률이 2%대 수준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소비 부진과 온라인 쇼핑 확대 등의 영향에 무려 16년에 걸쳐 매출이 줄어든 일본 백화점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설과 세일 등의 특수가 있는 1월을 제외하면 작년 11월부터 김영란법이나 경기 불황이 맞물리면서 2월부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위기 때는 이번만 지나가면 회복이 된다는 급작스러운 질병 같은 느낌이었다면, 최근의 전반적인 경기 불황은 만성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전반에 뭐 하나 좋은 게 없는 데다 국내 부동산도 안 좋고 가계부채는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줄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