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고립주의의 영향으로 물리적 이동성이 감소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자문회사인 아톤캐피탈이 국가 간 이동의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17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아톤캐피탈에 따르면 ‘세계 여권 지수’를 척도로 하는 개방성 정도가 2016년 1만7928에서 올해 초 1만7954로 올랐다. 이는 전 세계 199개국을 대상으로 여행의 자유를 조사한 것으로 199개국에 부여된 비자 면제 점수를 더해 계산한 것이다. 글로벌 이동성이 높아졌지만 이러한 추세는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인이 천명한 고립주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아톤캐피탈은 분석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7일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완전 결별’을 선언했다.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하며 메이 총리는 “EU 단일시장 회원국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브렉시트가 확정되면 영국 국민과 EU 국민의 이동은 지금보다 제한된다. 현재 영국 여권 소지자들은 비자 없이 여권을 보여주기만 하면 솅겐조약(유럽연합 회원국 간에 체결된 국경개방조약) 지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내세우며 이슬람교도 입국 금지, 이민 제한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 이방인의 유입을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비자 면제 점수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개방성을 자랑하는 나라로는 독일이 선정됐다. 독일은 가장 많은 나라에 비자를 면제해 준 나라로 157점을 기록하며 세계 여권 순위에서 1위 차지했다. 2위는 싱가포르와 스웨덴이 156점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55점을 기록한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노르웨이, 영국, 미국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자 면제를 받은 나라로는 캄보디아, 마다가스카르, 세이셸 등이다. 이들은 모두 198개국에서 비자를 면제받거나 도착 시 비자를 발급받아 ‘가장 환영받는 나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