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민주당 의원이 약 60명으로 늘었다고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흑인 인권운동의 아이콘인 존 루이스 하원의원이 지난 13일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러시아의 대통령선거 해킹 사실을 거론하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도록 러시아가 도왔다”며 “나는 트럼프를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내가 취임식에 불참하는 것은 1987년 의원이 된 이후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다른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도 취임식 보이콧을 표명하는 움직임이 퍼졌다. 불참에 합류한 의원 중에는 테네시 주의 스티브 코헨과 뉴욕의 제롤드 내들러, 버지니아의 돈 베이어 등이 포함됐다.
코헨 의원은 전날 성명에서 “트럼프는 미국이 귀하게 여기는 특성과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다”며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당시 말했던 희망과 변화는 이제 공포와 불안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민주당 의원들의 보이콧에 격분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 주말 존 루이스를 향해 “그는 오로지 말, 말, 말뿐”이라며 “범죄가 만연하고 무너져가는 자신의 지역구 문제를 고치는데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거친 비난에 취임식 불참에 동참하는 의원들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WP는 전했다.
또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사람이 오지 않겠다고 하는데 오히려 환영할 만하다. 취임식 준비 위원회가 더 많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며 “우리는 좌석이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괜찮다. 그들(민주당 의원)이 나에게 티켓을 돌려주기를 바란다”고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