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작황부진, AI 여파 등으로 올해 설 차례상 준비 비용은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25만~34만 원으로 집계됐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설 차례상 준비 비용은 전통시장 25만4000원, 대형마트 34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각각 지난해보다 8.1%, 0.9% 상승해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이는 전국 19개 지역 45곳의 전통시장·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8개 설 성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지난해 12월 기준 설 성수품과 생필품에 해당하는 27개 품목의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평균 9.9%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1.3%)의 8배에 가까운 수치다.
세부 품목별로 살펴보면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 마릿수가 크게 줄어든 탓에 달걀 값이 전년에 비해 전통시장은 107.9%, 대형마트는 40.5% 뛰었다.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피해와 작황부진 때문에 무·배추 등의 가격도 급등했다. 무는 1년만에 전통시장이 107.2%, 대형마트가 135.8% 올랐고, 배추는 전통시장이 63.3%, 대형마트가 69.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육두수가 줄어든 쇠고기 가격도 오름세였다. 전통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양지12.1%, 우둔16.3% 상승했고, 대형마트에서도 각각 5.0%, 10.7% 올랐다. 정부는 설 성수품 수급안정을 위해 성수품의 구매가 집중되는 설 전 2주간, 10대 품목을 중심으로 평시 대비 공급물량을 1.4배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배추·무는 유통단계를 간소화해 주요 소매점(전통시장, 대형마트) 위주로 직공급 및 할인판매를 추진하고, 달걀은 농협계통 비축물량, 민간수입물량 등을 통해 가격 안정을 도모할 예정이다. 최근 가격이 높은 양배추, 당근 등에 대해서도 지자체와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농가 재배기술 지도를 강화해 원활한 공급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김동열 aT 유통이사는 "소비자의 알뜰 소비를 돕기 위해 바로마켓 등 직거래장터, 축산물이동장터 등 총 2443개의 매장에서 성수품을 10~40%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