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재소집해 ‘인적 쇄신’의 고삐를 다잡는다. 지난 6일 정족수 미달로 상임전국위 소집에 한차례 실패한 인 위원장이 ‘서청원ㆍ최경환 등 친박 핵심의원 인적쇄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상임전국위를 소집해 비대위원 인선을 재시도한다. 지난 6일 열린 상임전국위는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로 재적위원 51명 가운데 과반에 못 미치는 24명만 참석해 불발됐다. 무산 직후 인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나라를 망친 패거리 정치의 민낯이 뭔지 국민께 낱낱이 보여줬다”며 친박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인 위원장은 상임전국위 재소집을 발표하면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친박계의 반발로 한차례 상임전국위가 무산되면서 인 위원장이 사퇴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현재로서는 인적쇄신 진행과정이 미흡하다는 것이 국민의 판단이자 본인의 판단”이라며 본인의 거취 문제를 유보했다. 그러면서 “인적쇄신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면, 그때는 국민께 상황을 설명하고 거취문제도 다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비대위 인선은 인적쇄신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형ㆍ상향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인 위원장은 지난 6일 “최소한의 당무를 위해 정치적 의도가 없는 실무적 비대위원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 후보로는 조경태, 박순자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내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비대위원을 위원장이 영입하지 않고, 국민이 참여하는 비대위원을 각 분야에서 공모하려 한다”며 “학부형ㆍ청년ㆍ농민ㆍ비정규직 등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명망가 중심 아닌 국민 중심 비대위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새누리당의 인적청산은 이날 개최되는 상임전국위 성원 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당내 지지세력과 여론에 힘입어 상임전국위 재개최를 결정했지만 이마저 실패하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지금 우리 당 소속이 99명인데 그중 68명의 의원이 인적쇄신 운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의원 12명은 성명서를 내고 인 위원장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당을 혁신하고 새 출발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인 위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인적쇄신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은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서 의원은 입장자료를 내고 “탈당 강요는 중대한 범죄 행위로 정당법에 따라 처벌받는다”며 “인 위원장을 ‘공무집행방해죄’ 검토와 함께,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