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 수아레스 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향년 92세.
그는 지난달 건강이 전반적으로 악화해 리스본에 입원했다. 잠시 개선 조짐을 보였으나 결국 회복하지 못해 깊은 혼수 상태에 빠지고 나서 결국 눈을 감았다. 리스본 병원은 정확한 사인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수아레스는 우익 독재 정부의 수십년 간 지배를 종식시킨 카네이션 혁명 이후 1976~1978년 총리를 지냈다. 1980년대 초 총리로 다시 정계에 복귀했으며 1986년부터 10년간 대통령을 역임했다.
대학 시절 공산주의에 잠깐 빠지기도 했지만 수아레스는 평생을 사회주의자로서 포르투갈의 민주주의 운동에 전념했다. 그는 12차례나 투옥됐으며 독재자 안토니오 올리베이라 살라사르의 48년 독재를 종식시킨 카네이션 혁명의 주역이었다. 카네이션 혁명 이후 2년간 군부가 정권을 잡았으나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으며 수아레스는 결국 1976년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치뤄진 민주선거에서 총리로 선출됐다.
그는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임기 10년을 전부 채운 이후 1996년 정계를 떠났으나 여전히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다만 2006년 82세 나이에 다시 대통령에 도전했으나 이 때는 3위에 그쳤다.
포르투갈은 9일부터 사흘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마르셀로 레벨로 드 소사 현 포르투갈 대통령은 “마리우 수아레스 전 대통령은 자유를 위한 투사로 태어나 졸업했다”며 “그는 자유로운 포르투갈과 자유로운 유럽, 자유로운 세상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으며 결단력을 보였다. 그는 항상 승리했다”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