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년 연속 부진의 터널에 갇힌 우리 수출을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2015년 -8.0%, 2016년 -5.9%를 기록하며 58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 올해 수출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2.9% 오른 5100억 달러로 잡고,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불거질 통상 현안 등에 적극 대응해 3년 만에 수출을 플러스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수출 회복 방안은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와 새로운 시장ㆍ품목 발굴이다.
우선 수출기업이 35개 지원 프로그램 중에서 원하는 사업과 기관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수출바우처'를 신설한다.
무역금융 지원 규모는 현행 221조 원에서 229조 원으로 늘리고, 마케팅 지원 대상 기업도 지난해 2만5310개사에서 3만2305개사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올해 10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소비재 기업을 80개 육성하고 글로벌 매출 1조 원을 올릴 브랜드 5개를 만들 계획이다.
강력한 보호무역이 예상되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과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국내 배치를 두고 외교관계가 얽히며 비관세장벽을 높이고 있는 중국 등 악화되는 통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한다.
산업부는 대미통상협의회를 중심으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양국이 모두 이익을 본 부분을 강조할 방침이다. 또 수입규제협의회를 중심으로 민관 대응역량도 강화한다.
트럼프 정부 출범과 중국의 비관세 장벽 강화 등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비해 '신(新) 통상로드맵'도 3월 중 내놓는다.
아시아, 중남미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전략시장을 중심으로 FTA 네트워크를 개선ㆍ확대하는 전략도 마련했다.
정부는 한ㆍ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개선 협상을 연내 타결하고 한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FTA 자유화율을 높일 방침이다.
산업부 정만기 1차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미국 새 정부의 통상정책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미(對美)통상협의회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대중 교역과 투자장벽도 수시로 점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한ㆍ미 FTA 재협상 공약과 관련해선 "공약 단계에서 제시한 정책을 실현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ㆍ미 FTA가 양국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줬다는 점을 잘 설명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실제로 재협상이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의 자세로 수출 플러스 기조를 정착하고 미래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