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세계 가전쇼 ‘CES 2017’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CES는 이종산업 간 ‘융합’과 그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연결성’이 핵심 주제로 ‘4차 산업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17은 3800여 개의 업체가 참가, 전자·IT산업과 산업 간 융합·이종교배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특히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인공지능(AI) 등 최근 몇 년 사이 CES의 화두가 됐던 신기술들이 올해에는 실체를 드러내며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기조 연설자로 본 CES… 경계 사라진 산업 = 융합의 기류는 올해 기조연설자들의 면면에서 또렷하게 드러난다. 특히 자동차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의류, 선박업체 등의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면서 기존 산업 영역의 파괴와 새로운 산업과의 융합도 기대되고 있다.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자율주행차 기술 비전을 발표한다. 엔비디아가 CES 기조연설에 등장한 것은 그래픽 처리 기술이 자율주행차 개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미래의 혁신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경계 없는 4차 산업혁명 이후 세상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줄 레저·의류 업체 등의 참여도 주목해볼 만하다. 세계 최대 크루즈 여행 업체인 카니발코퍼레이션의 아널드 도널드 CEO는 어떻게 사물인터넷(IoT)으로 기대치를 넘어선 경험을 여행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익스피디아의 CEO인 배리 딜러는 IT와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여행 예약 서비스에 적용한 성공사례를 발표한다.
◇자동차는 IT와 합종연횡… 가전은 인공지능이 주인공 = CES 2017의 최대 볼거리 중 하나는 완성차 업체와 IT 업체들 간 합종연횡이다. 특히 △닛산-마이크로소프트(MS) △현대차-시스코 △FCA-구글 연합군들이 눈에 띈다.
우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MS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커넥티드 서비스 합작품을 공개한다. 또 인텔은 개막 하루 전날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가 BMW 부스를 방문해 양 사 공동으로 자율주행차 개발 로드맵을 소개했다. 현대자동차도 자율주행 가상운전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시스코와 공동 개발한 ‘하이퍼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선보였다. FCA와 구글 간 합종연횡 전략도 CES 2017의 핵심 볼거리다. FCA는 CES 2017 기간에 안드로이드 기반 ‘유커넥트’가 탑재된 ‘크라이슬러 300 세단’을 전시해 시스템 자체를 시연한다.
CES의 무게 축이 자동차로 옮겨지고 있지만, 여전히 CES 2017의 주인공은 단연 생활가전 제품이다. 특히 올해도 CES의 ‘안방 마님’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글로벌 가전업체들과 ICT업체들이 협력을 통해 AI 기반의 스마트한 제품을 선보인다. 대표적인 제품은 미국의 음성인식업체 ‘뉘앙스’의 기술을 탑재한 삼성의 IoT 냉장고 ‘패밀리허브 2.0’와 아마존의 ‘알렉사’를 연동한 ‘LG 스마트 냉장고’다. 양 사의 가전제품은 와이파이를 통해 연결되어 클라우드에 축적되는 데이터를 분석,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주변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스스로 동작하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