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부동산 대책의 주요 타깃으로 지목되면서 얼어붙었던 강남 재건축시장에 온기가 흐르고 있다. 바닥을 찍고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모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설 이후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1·3 부동산 대책을 전후로 10월 중순 이후부터 얼어붙었던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강동구 둔촌동 등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지난달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호가도 평균 1000만∼2000만 원 올랐다.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41.98㎡(33평형 배정)의 경우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10월 중순에는 10억6000만∼10억7000만 원에 거래되다가 가격이 내려가며 지난달 중순 9억4000만∼9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2달 만에 가격이 1억2000만 원 하락한 셈이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지난해 11월 거래가 급감했다가 12월 접어들면서 저가 매물이 모두 소진됐다. 최근 1주 사이에 호가가 1천만∼2천만원 올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둔촌주공 4단지 전용면적 104.96㎡(28.66평형 배정)의 경우 지난 10월 중순 최고 9억8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같은 평형이 지난달 중순 7000만원 내린 9억1000만 원에 팔렸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해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급상승했다가 11·3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거래가 아예 끊기다시피 했던 곳이다.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1.75㎡은 지난 10월 중순 16억원에 거래되다가 최근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14억2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고 전용 82.51㎡의 경우 10월 중순 16억5000만 원에 거래되다가 지난달 말 15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조금 이르다는 견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아파트값이 여기서 크게 더 떨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내년 부동산시장에 변수가 많아 시장이 움직이려면 적어도 2∼3월은 돼야 하는 만큼 내년 초까지는 가격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당분간 매도인은 가격을 안 내리고 버티고 매수인은 더 내리기를 기다리는 줄다리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