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는 M&A 방해 요소가 유독 많았으나 왕성한 흐름은 견고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M&A 가치 총액은 3조6000억 달러(약 4356조 원)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M&A 규모가 큰 것이다. 물론 지난해 기록보다 17% 적은 수준이긴 하나 각종 정치적 변수에도 M&A 열풍이 식지 않은 것이 주목된다고 FT는 설명했다.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시작으로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승리, 12월 이탈리아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 등 각종 정치적 이벤트가 모두 시장의 예상과 엇갈리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됐었다. 여기에 해외 M&A를 제재하는 정부 움직임도 상당해 불발되는 거래도 많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반독점과 조세회피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이유로 대형 M&A를 여러 차례 무산시켰다. 안보 등의 이유로 유럽과 미국 당국이 중국의 자국 기업 인수를 막아선 경우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FT는 올해 총 8050억 달러 규모의 M&A 계약이 무산됐으며 이는 8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악재에도 올해 M&A 흐름이 견조했던 상황을 감안한다면 내년 기업들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의 커트 시몬 M&A 부문 글로벌 회장은 “M&A 산업 전망이 상당히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기업이 성장을 위한 M&A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내년에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자본이 유입되면서 M&A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업계는 미국이 내년 M&A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본국으로 송환하는 자금에 대한 법인세를 인하한다는 공약을 이행하고 규제를 완화한다면 M&A는 활발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