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 약세 압력과 자본유출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중국외환거래시스템(CFETS)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위안화 기준환율 통화 바스켓의 구성통화를 13개에서 24개로 늘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에 대한 달러화 영향력을 줄이고 환율의 안정적 운용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는 통화바스켓을 바탕으로 산출한다.
이번 조치로 위안화 통화 바스켓에 원화는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멕시코 페소화, 터키 리라화 등 11개 통화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바스켓 통화는 총 24개로 늘어났다. 추가된 통화의 가중치가 21.09%에 이르는 만큼 현행 바스켓을 구성하는 주요 통화의 비중은 축소된다. 기존 바스켓 내에 있던 달러화 비중은 26.4%에서 22.4%로 4%포인트 낮아지고, 유로화 역시 21.4%에서 16.3%로, 일본 엔화는 14.7%에서 11.5%로 각각 축소된다. 반면 이번에 새로 편입된 원화 비중은 10.8%로 달러화 유로화 엔화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아진다. 지난 6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돼 중국 외환거래센터에서 거래를 시작될 당시부터 원화가 위안화 환율 통화바스켓에 비중 있게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 들어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는 7% 넘게 빠졌다. 이는 전년 하락폭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통화바스켓에서 달러화 비중을 줄여 위안화 약세 압력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당선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14년래 최고치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내부에서는 위안화 가치 약세를 방어하는 것이 핵심 이슈가 됐다고 강조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매일 달러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고시하며 역내 달러·위안화 환율에 대해 2% 안팎의 등락폭을 허용하고 있다. 그간 중국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자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해왔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 여파로 위안화 약세에 가속도가 붙자 자금유출 우려도 고조됐다. 이와 관련해 인민은행 이강 부행장은 지난달 “위안화의 하락은 주로 달러화 강세에서 비롯됐다”며 “경제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므로 바스켓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