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천공 혈관봉합기기를 판매하는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인 애보트 래보라토리즈와 세인트쥬드메디칼 아이엔씨 간 기업결합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며 관련 자산 매각 명령을 내렸다. 의료기기 분야의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가 부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애보트 래보라토리즈의 세인트쥬드메디칼 인수에 대해 기업결합에 대해 작은 천공 혈관봉합기기의 개발, 제조 및 판매와 관련된 자산을 모두 매각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애보트와 세인트쥬드메디칼은 미국 소재의 글로벌 의료기기회사로 작은 천공 혈관봉합기기 시장에서 각각 57.86%, 41.06%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작은 천공 혈관봉합기기는 심혈관 관련 질환을 검사·치료하기 위해 특정기구를 혈관에 삽입할 때 발생하는 작은 구멍을 봉합하는 데 사용하는 의료기기다.
공정위에 따르면 애보트는 지난 4월 27일 세인트쥬드메디칼의 주식 100%를 취득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지난 8월 8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는 심사 결과 이번 기업결합이 국내 작은 천공 혈관봉합기기 시장 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결합하면 시장점유율이 98.92%까지 올라가고 2위 경쟁사업자 카디널헬스와의 시장점유율(1.08%)과도 차이가 벌어지게 되기 돼 시장에서의 경쟁관계가 사라져 독점 현상이 나타나고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특히 양사 간 기업결합 이후 단독 가격인상 가능성이 크고 경쟁사업자의 견제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에 공정위는 ‘작은 천공 혈관봉합기기’ 개발, 제조, 판매 등에 대해 양사의 기업결합이 완료된 날부터 6개월 이내 작은 천공 혈관봉합기기 사업부문과 관련된 모든 자산을 제3자에 매각ㆍ이전하도록 했다. 또 매각이 끝날 때까지 관련 사업부문을 결합회사에서 다른 부문과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이는 작은 천공 혈관봉합기기 사업부문을 제3자에 매각할 때까지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