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오르기만 했던 자동차보험료가 4~5년 만에 인하 추세에 돌입할 전망이다. 삼성화재의 인하 발표 이후 업계 3위 동부화재도 인하 검토에 들어가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인하 행렬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화재는 31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개인용은 2.7%, 업무용은 1.6%, 영업용은 0.4% 각각 인하하기로 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빅4’(삼성ㆍ현대ㆍ동부ㆍKB) 가운데 인하를 단행한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동부화재만 유력하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삼성화재처럼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에서 흑자를 보고 있는 만큼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하 시기와 폭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동부화재가 인하 검토에 나선 것은 나머지 3개사 중 유일하게 자동차보험 영업 흑자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합산비율이다. 이는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과 사업비(인건비 등)로 지출한 비중을 뜻하는데, 100% 미만이면 자동차보험을 팔아 이익을 낸다는 것을 말한다.
동부화재는 10월 말 누적 기준 합산비율이 99.5%, 삼성화재는 98.4%로 흑자를 내고 있다. 반면 현대해상(101.7%), KB손해보험(101.7%), 메리츠화재(106.2%)는 자동차보험 영업 적자 상태다.
업계는 동부화재의 행보가 자동차보험료 ‘인하 제동’이냐, ‘인하 랠리’냐를 결정할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화재가 인하를 결정하면 다른 대형사들도 시장점유율(MS), 국민 여론 등을 의식해 뒤따라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위의 MS 경쟁은 치열하다. 2014년에는 동부화재(17%)가 현대해상(16.5%)을 앞섰지만, 2015년부터 현대해상이 앞서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현대해상 19%, 동부화재는 17.9%다.
일각에서는 현대해상과 KB손보처럼 합산비율이 100%를 소폭 웃돌아도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합산비율이 100%를 넘어 적자를 본다는 것은 보험영업만 그렇다는 것”이라며 “투자이익률도 감안하면 합산비율 102~103%까지는 보험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