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야심차게 진행했던 이란 정부와의 전기차 공동개발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이란 산업개발청과 전기차 개발사업 관련 합의각서(HOA)를 체결한 LG상사는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세부사항 조율 등을 이유로 계약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원유매장량 세계 4위인 이란이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는 대기오염,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총 2단계로 나눠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2023년까지 이란 완성차업체인 코드로와 이란에 전기차 6만 대를 생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단계로 전기차 시제품 20대 개발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2단계로 전기차 6만 대 생산과 이란 전역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총 사업규모는 수조 원 단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젝트는 LG상사가 총괄하면서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 CNS 등 LG그룹 관련 계열사들도 참여할 계획이었다. LG상사와 이란 산업개발청은 전기차 개발 및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통합 사업관리를 맡으며,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은 모터와 배터리, 배터리 관리시스템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개발한다. LG CNS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차체 생산은 이란코드로가 담당한다. 특히 본 계약이 체결되면 LG화학은 처음으로 중동에 고객사를 확보하고 배터리 셀을 공급하게 된다.
LG상사 관계자는 “이란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세부사항 조율 등으로 본 계약 협상은 연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