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대우상용차의 모기업으로 14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 대표 기업 타타그룹의 내홍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타타그룹 지주사인 타타선즈 회장직에서 쫓겨난 사이러스 미스트리가 그룹 내 주요 6개 상장사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고 법정 투쟁에 나설 의향을 표명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논쟁의 초점이 나 자신의 축출에 맞춰지는 것을 피하고 타타가 미래에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에 집중하고자 사임했다”고 밝혔다. 미스트리는 이날 회사법을 다루는 법원에 라탄 타타 현 회장을 고소했다.
타타선즈는 전날 성명에서 “타타 주요 상장사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리는 가운데 총회에서 미스트리 축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그가 선수를 쳤다”고 밝혔다. 이날 인도 뭄바이 시내에서 타타그룹 산하 인디언호텔(IHCL)의 주주총회가 열렸으나 전날 밤 미스트리가 상장사 전체 직책 사임을 표명해 긴장감이 사라졌다. 일주일 전 타타컨설턴시서비시스(TCS) 주주총회에서는 미스트리 해임안이 통과됐다.
타타선즈는 지난 10월 24일 미스트리를 전격 해임하고 78세의 전임자인 라탄 타타로 대체했다. 4년 전 처음으로 타타 일족이 아닌 전문 경영인을 회장에 선출했으나 결국 다시 가족경영 체제로 돌아온 것이다. 다만 미스트리는 누나가 라탄 타타의 이복동생인 노엘 타타와 결혼해 타타 가문과 인척 관계이고 그 일가는 타타선즈 지분 18%를 보유해 이 회사 이사 자리는 지키고 있다.
미스트리는 라탄 타타와 타타선즈 지분 66%를 보유한 자선재단 타타트러스트의 신탁 관리자들이 민감한 정보를 다른 주주보다 먼저 요구하는 등 내부자 거래 규정을 위배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며 회사 경영에 부적절하게 간섭해 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타타그룹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때까지 법정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타타그룹은 후계자 선정도 과제로 남아 있다. 가장 큰 불안은 라탄 타타가 적절한 후임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다. 그는 내년 2월 말까지 후계자를 지명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미스트리와의 대립은 독특한 기업문화를 지닌 타타를 경영할 적임자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