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추위 대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맹위를 떨치면서 확진 및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된 가금류가 2000만 마리에 육박했다. 지난달 16일 전남과 충북에서 처음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의 일이다. 바이러스 유형은 2개로 늘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AI로 이날 0시까지 344개 농가에서 닭과 오리, 메추리 등 가금류 1668만6000마리가 살처분됐다. 22개 농가의 242만2000마리는 추가로 살처분될 예정이다.
이를 합하면 1910만4000마리에 이른다. 최근 하루에 100만 마리 규모로 살처분 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20일 2000만 마리를 넘어설 전망이다.
확진 지역은 8개 시·도, 27개 시·군으로 늘어났다. 지역별로 세종, 경기(김포, 안성, 양주, 양평, 여주, 이천, 평택, 포천, 화성, 용인), 강원(철원), 충북(괴산, 음성, 진천, 청주, 충주), 충남(아산, 천안), 전북(김제, 정읍, 고창, 부안), 전남4(나주, 무안, 장성, 해남), 부산(기장) 등이다. 매일같이 전국 곳곳에서 의심 신고가 이어지면서 살처분 규모는 더 급증할 예정이다.
농림부는 이날 경기도 안성천에서 채취된 야생조류의 분변 시료를 정밀검사한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 전국에 퍼진 H5N6와 다른, 2014~2015년 국내에서 발생했던 바이러스와 같은 유형이다.
농림부는 바이러스가 잔존했던 것인지, 이번 겨울철새 도래와 함께 새로 유입된 것인지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국내 처음이자 사상 최악인 H5N6형에, 과거 맹위를 떨친 H5N8형까지 엎친 데 덮치면서 농림부는 AI 기동방역 타격대 4개 팀을 구성해 세종시, 경기 여주시?안성시, 충남 천안시의 산란계 살처분 지연 농장에 투입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살처분 잔여두수가 많은 세종시에 AI 기동방역 타격대 후속 2개 팀을 투입할 것”이라며 “AI 기동방역 타격대를 가축방역지원본부 등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