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한 만큼 수요가 늘지 않다 보니 제조업 과잉투자가 8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국내 제조업, 얼마나 과잉투자돼 있나’라는 보고서에서 제조업의 과잉자본스톡이 지난해 85조 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5.8%에 이르는 규모다. 과잉자본스톡이란 투자된 누적 자본금이 수요를 얼마나 웃도는지 보여준다. 수요 부족으로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를 밑돌면서 과잉자본스톡이 발생한다.
2012년 10조 원을 밑돌던 제조업 과잉자본스톡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공장 설비를 늘리는 등 투자는 해놨는데 그만큼 수요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 3분기 기준 평균 72.4%로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4년부터 2년 연속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2007 ∼ 2009년에는 5.9%였지만 2013 ∼ 2015년은 4.8%로 1.1%포인트 떨어졌다.
자본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본투자효율(부가가치/총자본)은 2000년대 중반에는 약 25%였지만 2013∼2015년에는 평균 19.0%까지 하락했다.
다만,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최근 들어 GDP 갭률이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과잉자본스톡이 해소되고 있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국내 경제는 특정 산업의 과잉투자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중장기 경기 부진 현상을 야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산업구조조정으로 산업과 경제 전반의 수급 균형을 꾀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기 급락을 예방하려면 적극적인 경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