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회가 15일(현지시간) 새벽 카지노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수년간의 논쟁 끝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 유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카지노를 합법화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의원(하원)은 전날 참의원(상원)에 이어 이날 새벽 본회의에서 카지노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 리조트 정비 추진법을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카지노법은 숙박 시설과 회의장을 모두 갖춘 통합 리조트로 재정비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1년 이내에 시행 법안을 만들어 통합 리조트 선정 절차와 범죄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해당 법안의 세부 사항이 카지노가 건설되기 전 개별 시행령에 맞춰 나와야 하기 때문에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카지노 리조트가 문을 열기는 어려워 보인다.
카지노 합법화는 지난 수년간 논란이 돼왔다. 2013년 카지노법이 처음 의회에 상정됐지만 무산됐다. 지난해에도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으나 관련 논의가 번번이 지연돼왔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카지노 합법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카지노 합법화를 통한 투자 유치, 경제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은 도박중독과 돈세탁 등에 대한 우려로 카지노 합법화에 반대했다. 그러나 공명당은 도박 중독을 막기 위한 시행방안 마련과 해당 법안 시행 후 5년 이내에 법률을 검토하는 규정도 담는 조건으로 해당 법안에 찬성했다.
일본에서는 경마와 경륜, 파친코 등이 일본 내 도박 중독 인구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카지노 합법화에 대해선 찬성보다는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이번 주 일본 공영방송 NHK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2%만이 카지노 합법화를 찬성, 44%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최근 중국인의 일본 관광 수요가 커지자 글로벌 카지노 관련 업체들이 일본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MGM, 윈리조트, 라스베이거스샌즈 등 미국 유명 업체들도 포함돼 있다. 이번 달 CLSA는 보고서에서 일본 주요 도시에서 2개 통합 리조트만 열어도 100억 달러(약 11조8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