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모주 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공모주펀드 수익률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등 대어(大漁)로 꼽히는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졌지만 금리상승 기조와 국내외 정치적 불안정성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모주펀드 시장은 기대만큼 활기를 띠지 못했다.
연초 이후(지난 9일 기준) 공모주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89%에 그쳤다. 6개월, 3개월 수익률은 각각 -0.04%, -0.03%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내외 시장 불확실성으로 국내외 주식형펀드가 각각 -1.19%, -1.58%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공모주펀드도 부진한 국내 증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달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채권금리가 상승(채권가격 하락)한 점도 공모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2~3%)을 충족시키지 못한 이유가 됐다.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금이탈도 지속됐다. 공모주펀드에서는 최근 3개월 새 4100억 원 규모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IPO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하고 여기에 채권금리 상승세까지 맞물리면서 공모주펀드의 자금이탈이 가속화했다. 공모주펀드는 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10% 안팎을 공모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연초 이후 개별상품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하나UBS파워1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Class C’가 26.6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GB100년공모주1호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종류Cw’, ‘GB100년공모주1호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종류A1’, ‘DGB메자닌 분리과세하이일드 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A’ 등이 3%대 수익률을 거뒀다. 같은 기간 공모주펀드 중 36개 상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원자재(주식)펀드와 천연자원펀드는 각각 38.01%, 23.40%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1조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정책과 환경규제 철폐 공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하면 철강, 시멘트 등 건설 원자재 관련 수요가 급증, 관련 펀드에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봤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실패 및 높은 공모가 산정, 증시 부진 그리고 채권금리 상승 등 올해 공모주펀드 시장 침체 요인이 많았다”며 “내년에도 국내외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