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월 25일 2004.22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약 3개월만에 또다시 2000포인트 계단을 밟았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2000포인트는 사뭇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2000포인트를 밟고 난 이후 1600선대까지 급격히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2000포인트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일 코스피 지수는 2014.09포인트로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5일을 제외하고는 4거래일(10월9일 기준) 연속 2000포인트 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미국발 서브 프라임 사태에 대한 우려 해소, 중국을 중심으로한 신흥시장의 견조한 성장, 국내 경기의 견조한 펀데멘털 등을 꼽아 향후 전망 역시 밟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또한 2000포인트 재돌파의 주역은 단연 주식형 펀드로의 꾸준한 자금 유입에 있다.
지난 4, 5일에는 2000포인트 재돌파 이후 환매를 한 투자자들이 늘어나 1485억원과 689억원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지만, 최근 한달간 1조3000억원이 증가해 자금은 꾸준히 늘어 49조8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2000포인트에 안착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들은 여기서 불안해진다. 펀드를 가입한 투자자들은 환매에 대한 욕구가 솟구칠 것이며, 펀드에 가입해 볼까 망설였던 투자자들은 지금 펀드에 투자하는 건 너무 늦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게다가 펀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만 '재미'를 볼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투자, 특히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시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2000포인트 시대를 살아가는 유망한 펀드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구관이 명관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듯 펀드투자에 있서도 이 말은 통한다.
매년 수많은 펀드 신상품들이 출시되고는 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견조한 수익률을 따라올 펀드는 없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3년간 펀드 수익률이 나오는 펀드들 중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주식C'가 3년 수익률 315.7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의 유형평균 149.76%에 비해 2배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 뒤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이 255.01%의 수익률을 올렸으며 신영투신의 '신영마라톤주식(A형)'은 22.09%의 3년 수익률을 보였다.
이들 펀드들은 지금도 운용사들의 대표 펀드로 자리잡고 있을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자금 역시 꾸준히 몰리고 있는 펀드들이다.
▲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미래에셋 펀드 '독주'
그렇다면, 지난 7월 25일 2000선을 돌파한 이후 지금까지(10월8일 기준) 변동성 큰 장세에서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펀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기간 동안 수익률 상위 9개 펀드들이 모두 미래에셋의 펀드들이었다.
지난 6월 설정된 '미래에셋디스커버리플러스주식형(C-A)'가 10.3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그 다음을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10.02%)과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주식K-1'(9.96%)가 차지했다.
'미래에셋드림타겟주식형'과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2', '미래에셋솔로몬주식 1' 등도 7~8%대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 기간동안 국내 주식형펀드의 유형평균은 2.81%에 불과했다. 미래에셋의 펀드들이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3배 이상 웃돈 것이다.
이같은 미래에셋의 '독주'에 대해 전문가들은 '발빠른 움직임'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래에셋계열 펀드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IT주를 매도하고 철강, 기계 등 종목을 상당수 편입시켰다"며 "다른 증권사에서도 주도주 부각 업종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지만 미래에셋만큼 시장을 예측하고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에셋계열 펀드만이 절대적으로 좋은 펀드라고 말 할 수 없다. 최근에는 연말을 맞아 배당주 펀드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가치주, 중소형주, 그룹주펀드 등 다양한 섹터와 테마별로 펀드들이 구비돼 있으며 미래에셋펀드보다 월등한 수익률을 내는 펀드들도 있다.
동양종금증권 오경택 애널리스트 역시 "국내증시가 글로벌 신용위기 우려에 따른 조정을 회복하고 상승추세로 재진입해 2000포인트 안착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돼, 추가 상승 기대로 업종대표주와 가치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주목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투자자들은 이 수많은 펀드들중 자신의 투자성향과 자본금, 운용방식 등에 따라 제대로된 펀드를 선택하는 일만이 남았다.
메리츠증권 박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투자자들이 2000포인트를 넘어섰다고 해서 고점이라고 생각해 환매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도 아닐뿐더러 고점이 아닌 재평가가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의 투자메리트는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