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및 향후 대응 방안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로서는 최순실 게이트 특검이 끝나는 내년 3~4월께 관련 인사와 함께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8일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한 만큼, 해체를 비롯해 향후 관련 기능 개편 등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일부 기능을 삼성전자 하부 조직으로 흡수 통합하는 방식, 그룹 전반의 경영 현안과 리스크 관리를 맡을 위원회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재편하는 방식 등이 다양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미래전략실 해체는 그룹 인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래전략실은 최지성 부회장이 실장, 장충기 시장이 차장을 맡고 있다. 정현호 인사팀장(사장) 등 사장~부사장급 7명이 각 팀의 수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미래전략실이 사라질 경우 팀장급 이상은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거나, 일부 퇴사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내년 특검 수사가 끝나면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관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래전략실을 없애고 관련 기능은 삼성전자 밑으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겠냐라는 얘기가 많다”면서 “과감한 세대 교체 인사가 함께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회 기능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감이 실린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를 통해 하만 인수 등 주요 경영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또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는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할 예정이며, 이사회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기업지배구조 관련 기능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전환 검토를 공식화한 가운데, 지주회사 전환이 미래전략실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 등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그룹 금융부문은 중간 금융지주가 될 삼성생명 아래로 모이는 등의 그룹 재편이 가속화하면 자연스럽게 미래전략실 기능이 지주회사 쪽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