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리 상승에 대비해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이하 채안펀드) 가동을 검토하면서 회사채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채안펀드가 우량 회사채의 차환 위주로 전개되는 시장 흐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이번 채안펀드에 가장 주목하는 것은 투자 대상등급이 낮아질지 여부다. 2008년 조성된 채안펀드의 회사채 투자 대상 등급은 AA 이상이었다. 당시 P-CBO(채권담보부증권)의 기초 자산에는 BBB와 A 등급 회사채도 있었지만 신용보강을 통해 최종 AA 이상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번 채안펀드의 투자 대상 등급은 AA에서 A로 낮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시장에서 발행이 어려운 신용등급 회사채는 A 등급 이하이다. 올해 A등급 회사채 발행 예상 규모는 4조9700억 원으로 2015년의 9조290억 원에 비해 45% 급락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건설업ㆍ캐피탈 시장 부진 등으로 AA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만 투자가 집중된 결과다.
이 때문에 업계 일부에서는 이번 채안펀드의 투자 대상 신용등급이 낮아지지 않으면 시장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안펀드 투자 대상 등급은 투자 기관들과 상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안펀드 조성 규모는 2008년 1차 조성 때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2008년에는 총 5조 원 규모가 3년 만기 사모 형태로 운용됐다. 금융위는 이번 채안펀드의 한도를 10조 원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첫 조성 펀드 규모도 2008년보다는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채안펀드의 운용은 IBK자산운용이 맡는다. 기존에는 멀티에셋자산운용(옛 산은자산운용)이었지만 이 회사가 미래에셋에 인수되면서 금융위는 정부 지분이 있는 IBK자산운용으로 바꾸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운용사 변경은 투자자 동의를 거쳐 조만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